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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사 인터뷰 - 유정수 교수님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61
2025-12-02 12:44:18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Epigenetics (후성유전학)는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몇 년 사이에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학문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성유전학에서 가장 오래되고, 근간이 되는 기전인 DNA methylation (메틸화), 그것과 연계된 개념으로 CpG islands (CpG 섬)이 있습니다. 포유류에서 DNA 메틸화는 주로 CpG dinucleotides에서 일어나는데, 신기하게도 CpG가 특정 구역에만 모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죠. CpG 섬은 유전자 발현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핵심 조절부위로 알려져 있으며, 암과 같은 질환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서 많이 연구되는 부위입니다. 이 논문은 ‘CpG 섬은 처음부터 이런 구조였을까? 아니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 하는 “CpG 섬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CpG섬을 만드는 정체는 바로 트랜스포존(Transposable elements, TE), 게놈 속에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유전요소였습니다. TE는 진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생물의 유전체에 침입해 새로운 염기서열을 삽입하거나 기존 구조를 바꾸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분석한 결과 CpG 섬이 존재하는 영역에는 거의 TE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TE가 들어온 영역은 DNA 메틸화가 쌓이며, DNA 메틸화는 결국 deamination 등과 같은 기전으로 CpG 결핍지역으로 변화하고, 그 중 일부는 새로운 전사(비교적 젊은 유전자)를 시작하는 promoter나 또는 enhancer 같은 유전자 발현 조절 부위를 만들게 됩니다. 이에 반해 메틸화로부터 자유로웠던 CpG가 풍부한 지역이 TE의 침입을 피하며 CpG 섬으로 남게 되었을꺼라는 추론입니다. 따라서 ‘CpG 섬’(솟아난 지형) 보다는 ‘CpG mesas나 buttes’ (오랜 침식 작용 후에 남은 지형)이 더 맞는 이름이지 않을까 제안합니다. 한 때 Junk DNA라고들 불리기도 했던 TE와 후성유전학적 조절기전 중 하나인 DNA 메틸화가 “CpG 섬”과 “정교한 유전자 조절체계”를 만들어낸 주역들이었습니다.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를 하는 건가 하실 수도 있지만 오늘날 암, 노화, 면역질환 등에서 발견되는 DNA 메틸화 이상과 TE 재활성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연구를 시작한 2010년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날짜가 특별해서 정확히 기억하고 있죠. UCSC genome browser를 보다가 줄기세포에서 아주 중요한 유전자인 OCT4와 NANOG promoter에 TE가 위치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지금과는 다른 가설로 여러 실험을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습니다. 십여 년이 흐른 뒤, 교수 12년차에 간 늦은 연구년으로 마무리한 연구라 개인적으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명제, 단순한 데이터지만 그것을 궁금해하고, 고찰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연구년으로 간 곳은 포스닥 때 PI인 Peter A. Jones가 President and Chief Scientific Officer 로 있는 미국 미시간 그랜드 래피즈에 있는 Van Andel Institute (https://www.vai.org/)입니다. 한국분들에게는 조금 낯선 곳일 수도 있지만, Epigenetics, Neurodegenerative Science, Metabolism & Nutritional Programming, Cell Biology, Structural Biology 5개의 department와 core facility가 있는 탄탄한 연구소입니다. 그 분야에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들이 결집되어 있고, 구성원 친화적인 분위기로 연구환경이 아주 좋은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포스닥 때 한빛사에 인터뷰를 하면서 이 길을 가면서 가슴 뜨거운 열정을 가진 멋진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근사하다고 생각된다고 했는데, (자주 고달프긴 하지만) 교수가 되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끌림이 있다면 용기내어 두드려보고, 그렇다고 너무 쉽게 간을 보고 판단하지는 말고, 조금은 묵묵히, 깊게 공부하고 고찰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너무 뻔한 답이라 답을 해주는 AI한테 다시 물어보고 싶다는 유혹이 드네요. 하지만 이 글을 읽고 고민하는 분들이시라면 결국 잘 해내실꺼라는 확신이 들어 부담을 덜어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2013년부터 건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후성유전학 (Chromatin Biology & Epigenetics, CBnE) 실험실 꾸려오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다가 최근 의과대학 이전으로 충주캠퍼스로 실험실을 옮기게 되었답니다. 저희 실험실에서는 후성유전학에 기반하여 세포분화, 암, 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결과로 찾아진 분자를 계기로 미토콘드리아쪽으로도 연구범위를 확장했고, 본 논문에서 살펴보았던 TE와 RNA 중합효소II, III 등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유전체 안정성 (genome stability)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재미있는 여정을 함께 할 열정 가득한 학생분들이 지원을 기다리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연한 발견, 호기심, 틀린 가설, 포기, 오랜 시간의 기다림, 부활, 유전자 조절 구역의 기원, 그리고 진화, 이 논문이 나오기까지 저랑 Peter의 이메일과 대화 속 자주 등장한 단어들인데, 과학자들의 숙명과 같은 단어들이네요. 혹시라도 위에 어떤 것들에 걸려 계신 분들 계시다면 건승을 기원합니다.
성균관대 한정환 교수님을 비롯한 선후배분들, Peter A. Jones을 비롯한 USC, VAI 동료들, 건국대학교 동료교수님들, 다 나열할 순 없지만 이 길에서 만나는 멋진 과학자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홍성휘, 최성경, 김명준, 이상용, 안설이, 유빛누리, 김민호, 최태욱, CBnE 학생들에게 소중하고 든든한 인연이 되어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누구보다 기뻐하실 하늘에 계신 아빠와, 언제나 큰 힘이 되어주는 엄마, 우당탕탕 연구년을 함께해 준 남편 한지훈, 그리고 과학자인 엄마를 응원해주는 두 아들 유하와 유호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합니다.

 

출처 :  유정수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 한빛사 인터뷰 > 한빛사 | B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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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Transposable elements

  • # DNA methy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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